우리가 꾸는 꿈은 얼마큼의 시간일까?

 

우리는 잠을 깨고 나서 기억되는 내용이 간밤에 꾼 꿈의 전부라고 생각하거나, 객관적 측정에 의해 안구 운동 기간만을 꿈으로 인정하거나 또는 밤새 한 가지 꿈만 꾸었다고 생각하는 등의 잘못된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사람은 하룻밤에도 여러 가지 꿈을 꿀 수 있는데 그 대부분은 망각되기 쉽고, 설사 잘 기억이 된다 하더라도 그 중 한가지, 그것도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꿈이라는 것은 시각상뿐 아니라 언어, 상념, 행동, 정동 등 여러 가지 상징표상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이기때문에 그러한 혼란은 더욱 가중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기억해내는 꿈이나 각종 문헌에 기록된 꿈의 대부분도 사실은 단편적인 내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꿈속에서 '한 장의 그림엽서를 보았다'라는 매우 단순해 보이는 내용이도 기록을 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출처와 처리, 그것을 보는 동안 일어난 일, 또 그것을 느끼고 보는 심적 동인(動因) 까지도 모두 포함되어 하나의 꿈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꿈이 일반적으로 긴 사연을 말해 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생각 외로 짧은 시간 내에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잠재사상에 연유하였거나 잠재사상을 환기시키는 어떤 꿈의 재료를 이끌어내 예지나 판단이 이루어질 경우에도 단지 그것만으로 꿈이 종료될 수 있기때문입니다.

 

■ 그렇다면 꿈속에서의 시간감각과 현실에서의 감각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현실보다 짧은 시간내에 길다고 느껴지는 꿈을 꿀 수도 있으며, 현실적 시간 내에 길다고 느껴지는 꿈을 꿀 수 있고, 현실적 시간감각과 동일한 흐름에서 진행되는 꿈을 꿀 수도 있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 속에서 길게 느껴지는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은 각성시 순간적으로 많은 기억들을 잇달아 회상하거나 책이나 영화의 내용을 되살릴때 수많은 영상들이 암축되어 상기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